
우리가 몰랐던 배달 라이더의 반전…지역 ‘파수꾼’ 역할 톡톡
배달앱을 이용한 음식 주문이 일상화 되면서 주변 곳곳에서 이륜차를 탄 배달 라이더를 목격하게 된다.
교통 법규를 준수하지 않거나 무성의한 배달로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있지만, 뺑소니를 잡거나 화재를 진압하는 등 ‘배달 히어로’의 활약이 전해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 아파트 화재 초기 진압한 ‘의인 라이더’ 화제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에서는 한 배달 라이더가 음식 배달 도중 아파트 화단에서 시작된 불을 발견, 소화기를 가져와 진압한 사실이 화제가 됐다. 유동인구가 적은 밤 시간대에 자칫 큰 불로 번질 수 있었지만 배달 라이더인 김성현 씨는 화재를 모두 진압하고 잔불까지 확인 후 오토바이에 다시 올라 현장을 떠났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배달 기사와 함께 불을 껐던 주민이 아파트 커뮤니티에 화재 현장 사진과 히어로 배달 라이더의 활약상을 공유하면서 주민들에게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며칠이 지나서야 의인 라이더인 김성현 씨를 찾을 수 있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김성현 씨에게 감사장과 선물을 전달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에 김상현 씨는 “대단히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칭찬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가장 먼저 화재를 발견한 사람이 나일뿐, 누가 발견했더라도 달려와 소화기로 불을 껐을 것”이라며 겸손한 마음을 표해 훈훈함을 더했다.
■ 찻길 막아 할머니 부축하고, ‘모세의 기적’처럼 구급차 길 터준 라이더 ‘훈훈’

배달 라이더의 선행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한 횡단보도에서는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뀌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차들이 출발하지 않았다. 도로 위 오토바이 두 대가 차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 알고 보니 오토바이 운전자인 배달 라이더들이 지팡이에 의지해 길을 건너고 있는 할머니가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길을 막아섰던 것이다. 할머니를 횡단보도 끝까지 모시고 가는 라이더들의 모습이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누리꾼들은 “저런 분들 같은 분만 계신다면 세상이 살기 좋아질 텐데”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배달 라이더들의 선행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지난 2020년 6월 울산에서 한 라이더는 구급차가 퇴근길 교통체증에 발이 묶이자, 오토바이를 타고 구급차를 앞서가며 길을 터준 일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구급차는 페인트 작업을 하다 실신한 60대 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에 울산 동부소방서는 이 라이더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배달대행사인 생각대로와 바로고 역시 감사장과 상금을 전달했다.
이 외에도 편의점 강도를 검거한 속초 허브 소속 라이더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운전자를 구한 안동 허브 라이더들이 감사장과 상금을 받는 등 각 지역사회에서 따뜻한 선행을 펼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나아가 배달 지역 허브에서도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등 지역 내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배달 주문량과 단건배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라이더 수요가 이를 따라 잡지 못해 1인당 배달 건수가 많아졌고, 이로 인해 신호 위반이나 과속과 같은 교통안전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배달 라이더분들 중에는 각 지역에서 선행으로 파수꾼 역할을 하는 분들도 많다. 또 예전보다 직업의식이 제고돼 안전운전과 친절한 고객응대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 애쓰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출처) 지디넷코리아 백봉삼 기자
https://zdnet.co.kr/view/?no=20220404152118